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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블로그축제][롤리타] 롤리타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민음사 롤리타 컴플렉스라는 말은 요즘은 연예기사에서 가끔 보였던 것 같다. 소녀시대와 원걸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걸그룹 전성시대를 만들어가는 초창기 무렵, 대세는 걸그룹이라며 맨 끝에 한두줄 정도로 남성들의 롤리타컴플렉스를 자극하는 것이냐는 그런 기사의 한줄에서. 올해의 독서 계획은 고전 많이 읽기인만큼 이 책도 그 일환의 하나로 구매했지만, 롤리타가 도대체 어떤 것이기에 그런 현상의 하나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을까라는 궁금증도 그 원인의 하나였다. 현재 읽어도 상당한 충격과 센세이션. 나, 나름 다양성을 인정하며 사람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정당성은 아니어도 타당성을 보려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믿고 싶은데, 글쎄 그 타당성이라는 걸 어디까지 수용해야할..
[YES24블로그축제][여행의 기술]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이레 유명 작가이며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나는 처음 만나는 분. 보통보통 해서 어떤 식으로 글을 써내는가 흥미가 있었는데, 아아 하고 왠지 말려든 기분. 처음에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처럼 여행기를 단편적으로 엮어놓은 것인 줄 알고 읽었다. 여행기가 아닌 건 아니지만, 일반적인 기행 서적도 아니고, 여행의 안내자도 다양해서 초반부를 읽을 때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냐 하고 좀 혼미. 섬세한 감수성과 시선으로 여행이 가지는 의미를 고민해주었다, 나 대신. 그저 떠나는 것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거기서 얻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한 고찰이 심오해서 그 동안의 물리적 여행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했다. 삶이라는 시간 안에서 꼭 무언가를 항상..
[YES24블로그축제][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락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인단비 옮김/황매(푸른바람) 읽다보니 전에 읽은 적이 있더군. 학교 다닐 때였나. 근데 끝까지 읽었었는지 의문. 반전을 만나고 급 당황... 한 걸로 봐서는 읽다 팽개친게 아닌가 싶다가도 본래 기억력이 그렇지 좋지 않은 나이니 뒷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부탄에 가고 싶어졌다. 부탄이 어딘가 싶어서 하나투어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지상의 마지막 낙원"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책 속의 이미지와도 똑떨어지는 이 설명에 감동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동남아시아에 있는 섬의 이미지였는데 전혀 아니더군. 나의 무식으로 인해 처음 들어본 나라라는 게 왠지 미안해졌다. 집오리와 들오리가 얼마나 다른 건지 그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히로꼬씨의 명랑생활일기] 히로코 씨의 명랑 생활 일기 - 쓰카구치 히로코 지음, 민성원 옮김/마호 진짜 일기장처럼 되어있었다. ㅎㅎ 작지만, 그러나 당사자에겐 결코 작지 않은 일들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행복하게 극복해나가는 모습이 예쁜 글이었다. 일본어 안내서 역할도 약간 하고 있어서 다양한 상황에 대한 표현도 조금을 익힐 수 있지만, 사실 크게 와닿진 않았다. 저자의 특성이 반영된 이야기 정도로 여기고 읽긴 했지만 그 덕분에 책의 정체성이 좀 약해진 느낌이랄까? 차라리 확실한 명랑 생활 일기가 더 나았을 듯. 일본어 공부 역할을 하기엔 너무 부족하고 이야기도 좀 덜 실린 느낌. 그냥 귀여운 책이라 1시간 정도면 슬슬 보고 즐거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김영사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틀을 가지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사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가 깨달았다. 합리적인 근거와 함께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그가 가끔 얄미웠다. 진짜는 그게 아니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한다고 해서 맞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 너 맞는 거 같다. 근데 나 왜 불편하니? 세상을 선도하려면 전혀 다른 시선과 사고가 필요하다. 그래, 나도 알아. 그동안 읽었던 책들은 그렇게 나도 아는 것만 얘기해줬는데, 이 책은 다른 사고와 시선이라는 것, 진실이 무엇이라는 것을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알려준다. 앞부분을 읽을 때에는 사실 뭐 그래서 어쩌라고의 시니컬한 자세였는데, 이런... 굴복되었다. 논픽션을 이정도로 재미있게 읽..
[신] 신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예상했던대로의 결론이긴 했지만 읽는 내내 그가 던졌던 질문이 일상의 고민들과 맞물려져서 나를 흔들어놓는 것 같았다. 이래서 인문학과 철학은 살면 살수록 공부하고 싶어지는 것인가보다. 타이밍이 진짜 중요한 것 같다. 타나토 노트를 읽을 때도 비슷한 질문들이 던져졌지만 상상력이 대단한 소설이라며 즐겁게 읽었는데, 이번에는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꿍하고 막혀있던 마음에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져대는 이야기에 사는 건 뭔가 싶고 그래서 뭘 어쩌라는 것인가 싶었다. 백년동안의 고독이 다시 읽고 싶다. 읽어도 읽어도 살아도 살아도. 그래도 놓아지지 않는 것은 결국 뭐 때문일까? 당분간은 상콤발랄한 책을 읽어야겠다. 이러다가 도통하겠음.
[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 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 - 심청보 지음, 김준영 사진/TERRA(테라출판사) 여행 안내서가 아닌 여행기이기 때문에 그냥 여행 블로그 구경하는 기분으로 편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일정에 비해 빡빡한 스케줄로 보냈기에 책으로 풀어내기 보다는 본인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을 것 같은 여행이었고, 그래서 책으로 만나기에는 뒷쪽으로 갈수록 힘이 빠져서 재미도 좀 덜해져서 아쉬움이 남는다.길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에피소드라는 것이 한정이 있지 싶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만한 여행으로 책을 냈다는 것이 어떤 면에선 대단하다. 기도 하다. 글재주가 있는 분에다 기존에 몰랐던 그 지역의 '이야기'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유용. 그리고 객관적이고 유쾌한 시각을 유지한 점도 맘에 들고. 타임킬링 ..
[설국]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장경룡 옮김/문예출판사 학교 때 배운 분위기 소설이 이런 거였다. 무진기행이랑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그보다는 더 뭐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뭘 하겠다는 의지도 의미도 없어보이며, 그녀들의 생동성 역시 설국 속에서 왠지 아련하다. 슬픔이 가득차지도 않았고 사연이 없지도 않지만, 잔혹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눈의 이미지가 소설을 가득 채워, 그녀들마저 심장안쪽 구석구석까지 눈이 들어찬 사람들 같았다. 좋은 소설인지는 물음표가 뜨지만,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그남자잔혹하다]의 팜플렛에 있던 "폭력미학"이라는 말과 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美라는 것이 가진 여러가지 모습 중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