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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순간, 사람들이 바라는 것] 죽는 순간, 사람들이 바라는 것 - 트루디 해리스 지음, 정경란 옮김/브렌즈 좀 더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일 줄 알았다. 내가 종교가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죽음을 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읽는 내내 지루했다. 30명의 말기암 환자들의 이야기이지만 하나같이 똑같다. 아주 편안하게 죽음을 대해고 삶을 잘 정리하고 하느님의 품으로 갔다.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 그래서 나같은 범인들은 이 뜬구름 잡는 듯한 이야기에 도무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좀 더 디테일한 서술과 이야기가 있었다면 좀 달랐을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죽음이란 삶의 하나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죽고 있을테니 말이야. 이상적 모습은 아름답지만 마음을 움직이진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 - J.D. 샐린저 지음/민음사 도대체 뭔 이야기이야???? 왜 유명한 건지, 왜 고전에 포함된 건지 알 수 없다. 주인공 홀든의 행동과 생각이 주절주절 퍼진다. 혼자 맑고 순수한 것 같은데, 그건 니 생각이고- 이런 오래된 유행어가 떠오르는군. 사람들에게 섞이지 못하는, 아주 독특한 영혼을 가지고 산다는 건 진짜 피곤한 일이다. 사춘기 때는 다들 어느만큼은 그런 성향을 가지지만, 나도 그땐 나름 어른의 세계를 비판하고, 주위 친구들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고, 고귀한(?) 내 영혼을 몰라주는 세상과 입시 현실에 개탄했었는데, 지금은 그냥그렇고그런 너무 평범해서 살짝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 그런 회사원이 되고 말았지만 말이야. 그런 시기와 과정은 사는데 꼭 필요하긴 하지만 얘는 좀 심해. 청..
[골든슬럼버] 골든 슬럼버 -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대략적인 흐름은 눈에 보였지만 세밀한 디테일이 좋았다. 그럴 법한 이야기에 뒷 이야기가 어찌되려나 두근두근하면서 읽었다. 영화로도 있다는데, 영화적 흐름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소설. 스토리를 받쳐주는 근거들이 상당히 현실성이 있고, 설득력이 있어서 역시 "음모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 그 아래서 벗어나려 버둥대는 개인. 반복되는 플롯이지만, 이런 류의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낚이는 걸 알면서도 즐기게 된다. 영화도 좀 궁금하구랴.
[배움을 경영하라] 배움을 경영하라 - 강영중 지음/대교출판 자서전이었다. 제목만 보고 기대한 것은 배움을 추구하는 삶을 꾸려가는 방식, 배움을 일상 속에 녹여내는 효과적인 방법이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책. 육일약국이나 뭐 그런 류의 흔한 성공 이야기였다. 모든 성공의 비법이 그렇듯 특별할 것 없는 꾸준함과 원칙. 다 아는 거지만 잘 안되는 것들. 그런 이야기. 한마디 재미없는 책. 이런 류의 책은 너무 많이 봐와서 별로 감흥이 없다. 아마 저자의 성공관과 내 성공관이 다르기 때문일거고 내가 이런 식의 성공담에 공감하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겠지만. 이런 성공에서 행복을 얻는 사람도 있고, 마냥 철없이 살며 행복을 얻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 말이다. 배움을 꾸준히 지속한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바이고..
[클림트] 클림트 - 엘리자베스 히키 지음, 송은주 옮김/예담엘리자베스 히키 지음, 송은주 옮김/예담 가장 좋아하는 화가를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클림트를 꼽는다. 나는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아니지만 그의 작품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래서 키스가 있는 빈에 꼭 가고 싶다. 언젠간 가고 말겠다!!!! 클림트를 좀 더 친근하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이 책을 잡았다. 기대는 실망을 야기한다고 할까나. 읽어볼만은 했지만 클림트를 만날 수는 없었다. 역시 그를 알고 싶으면 그의 그림을 봐야하나보다. 완전 평범한 소설. 딱히 클림트가 아니었다고 해도 될만큼. 그러저럭 재미도 있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만은 하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같은 느낌. 한 소녀와 천재적 화가의 사랑. 일반..
[구토] 구토 - 장 폴 사르트르 지음, 방곤 옮김/문예출판사 실존의 문제를 소설화한 작품이라는데 역시 샤르트르의 작품은 어렵다. 재미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뭔말을 하는지 이 정도로 잘 모를 줄이야. 보통의 소설처럼 기승전결이 있거나 아름다운 묘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뭔지 알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며서 본인은 못견뎌 하는 주인공만 있다. 본인의 행동에도 뭔가 이유를 부여하려 하지만 그것 자체가 본인도 뭐가뭔질 알 수 없고, 타인의 행동 속에서도 자기가 한 행동에서 느끼는 것만큼의 구역질을 느낀다. 자신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어쩌지 못해하면서 결국은 해결이라는 걸 찾지 못하고 본인의 실존을 잃어버린 것을 인정하고 마는 무력한 모습으로 이해된다. 일단 1독한 감상은 이정도가 한계. ..
[나는 아버지가 하느님인 줄 알았다] 나는 아버지가 하느님인 줄 알았다 - 폴 오스터 엮음, 윤희기 황보석 옮김/열린책들 잡지 [좋은 생각]의 미국 버전이다. 폴 오스터 엮음이 말해주듯 수많은 사연 중에 인상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골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평범한 사람의 삶 속에도 많은 기적과 우연과 사랑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억지스럽거나 감동을 짜내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열한 것이 담백했다. 그냥 그랬다 라는 것. 별 일 다 일어나는 세상에서 정말 그랬어 라는 강조는 흐음, 그래서 어쩌라고 의 역반응이 올 수도 있는데, 그랬다 라는 나열이 오히려 공감을 사는 듯도 하다. 독특한 사연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한번 읽어볼만은 하다.
[올리브 키터리지] 올리브 키터리지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문학동네 착하고 좋은 사람과는 거리가 먼 올리브 키터리지. 처음 헨리 키터리지의 이야기에서부터 만난 그녀는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좋은 얘기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남에게 친절한 사람도 아니며,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는 있지만 스스로의 문제에 전전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나쁘거나 못된 마음에 그러는 것도 아니다. 교사이자 어머니로서 우리가 그리는 이상의 희생 정신과 참됨으로 가득한 사람은 아니고, 사이코같다는 말을 들을 법하다. 그렇다고 그녀의 속이 좋은 건 아니다. 그녀는 왜 사람들이 그러는지, 왜 내가 상처받아야하는지, 이런 게 상처인데 왜 몰라주는지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그녀의 자리를 찾기 위해, 그리고 그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