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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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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요정] DAUM 책에서 책시사회에 당첨된 책입니다. 베베로즈 사태 이후로 이런 꼭 명확히 표시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제 돈으로 산 책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책은 서서보지 딱히 사보진 않습니다만, 어른동화같은 책이고 다 읽고 나서도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의미는 있는 책이라 누가 사는 걸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암튼 책 후기 들어갑니다. 여기서부터는 반말~ 공간의 요정 - 김한민 글.그림/세미콜론 공간의 요정. 요정하면 빨간머리 앤이 떠오른다. 앤이랑 다이애나가 요정 이야기를 하며 오솔길을을 산책하던 그 모습. 나는 그 만화(책이지만, 개인적으로 TV만화가 더 친숙)를 볼 때 이미 요정, 산타할아버지 이런 건 안믿는 나이었지만 앤의 확신에 찬 설명을 들으면 요정이 있는걸까 하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며 ..
[농담] 농담 -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민음사 어려워보여서 책을 사놓고도 다른 책들보다는 후순위로 미뤄두고 있었는데 한번 잡으니 페이지는 그냥 넘어간다.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내용이 가벼운 것도 아니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독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능력은 놀랍다. 책을 읽는 동안 나다울 수 있는 자유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농담 한마디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세상. 그러나 그건 굳이 그 농담이 아니었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가 쥐고 있던 것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것이었고 다른 이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삶에 행복을 주는 것인가는 의문스럽다. 하나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듯 보이지만, 그것도 사실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가 그 ..
[고양이와 선인장] 고양이와 선인장 - 원태연.아메바피쉬.이철원 지음/시루 다음 책 시사회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은 책이다. 나의 도서 취향은 상당히 올드하기 때문에 이벤트 도서나 누가 빌려주는 책이 아니면 신간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원태연 작가는 좀 손발이 오글거려서 나의 취향과는 다르지만 사람이 다양성을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신청했다. 책 앞부분의 작가의 말 부분이 있어서 읽었는데 10년 만에 내는 책이라고 한다. 그렇구나. 원래 시인이고 나는 시를 잘 읽어서 잘 몰랐는데 그동안 문학 쪽 일은 접고 작사가로,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원태연의 이름이라 예전 원태연의 시집같은 느낌일 줄 알았다. 근데 이 책은 원태연 혼자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글+그림+음악이 하나가 되는 미디어적인 장르였다. 이런 종이책이 아니라 전..
[곰스크로 가는 기차] 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북인더갭 트친님의 추천으로 읽게된 곰스크로 가는 기차. 남의 추천으로 책을 읽게되는 경우 내가 평소에 고르던 책들과 다른 성향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좋다. 내가 골라서 읽으면 내 취향이라는 것에 한정되게 되서 생각의 폭을 넓히기 위한 독서는 불가능한다. 깊이면에서는 집중이 나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런 성향이 아니라서, 깊이보다는 넓이가 더 좋다. 특히 남자분들이 추천해주는 책은 성향이 확실히 다르다. 그래서 신선하고 재미있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 책을 받았을 때 분명 처음보는 책인데 제목이 왜이렇게 익숙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보니 전에 드라마로 봤던 기억이 났다. 예전에 베스트극장에서 드라마로 했었다고 하..
[꿈의 도시] 꿈의 도시 -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은행나무 씁쓸한 이야기를 꼼꼼하고 세밀하게 풀어내서 불편한 마음이 들지만 어쩐지 책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오쿠다 히데오. 이 소설은 그 전에 읽었던 작품들보다 유머의 양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씁쓸한 웃음은 한층 더 강해졌다.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도둑놈 같은 놈들이 많다는 걸 알긴 알지만 그 실상을 리얼하게 볼 수 있는 건 드물다. 보통의 사람들도 적당히 나쁜 짓은 해야가면서 산다. 그래도 뉴스에 나오면 모두가 분개할 나쁜 짓이거나 어느 집에 이런 문제가 있다면 한참 혀를 차가며 이야기를 해야할 문제를 세밀하게 그려내는 걸 보는 건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유쾌한 이야기도 아니고 두께가 꽤 있는 편이었는데도 오쿠다의 소설은 스피드가..
[꿈의해석] 꿈의 해석 -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이환 옮김/돋을새김 현대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에 있어서 프로이트라는 존재가 가지는 상징성은 엄청나다. 그의 이론이 맞든 아니든 간에 그가 가지는 영향력, 즉 일반인들에게 가지는 설득력은 딱히 맞짱뜰만한 학자가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텔레비전에서도 프로이트가 어쩌니 하는 전문가들의 말이 자주 나오고 그 권위에 우리도 고개를 끄덕인다.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많이 들어본 책이다. 이름만 들어본 책을 읽어본 책으로 바꾸어서 교양을 좀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집어든 꿈의 해석. 한마디로 재미없다. 앞부분에 꿈의 해석에 관한 정리를 하는 부분과 실질적인 사례로 꿈의 특성을 정리하는 내용은 그런대로 읽을만했다. 좀 억지스러운 해석도 있기는 했지만..
[つぐみ] TUGUMI(つぐみ) (中公文庫) (文庫) - 요시모토 바나나/中央公論社 青春って感じがするね。 전에 번역본으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어느날보니 집에 일본어원서가... 내가 언제 샀나보다. 안 읽고 팽겨쳐 둔 책 읽기의 일환으로 읽었는데 이건 정말 원서가 훨 낫다. 물론 번역본에서도 쯔쿠미의 미워할 수 없는 매력에 매료되기는 했지만 이 독특하고 열정적이다 못해 뜨거운 소녀가 번역본에서는 그 개성과 열정이 조금 사그라들어서 그 매력이 십분 발휘되지 못했다. 어떻게 생각해도 좋은 성격은 아니지만 본성은 착한 아이. 내면의 열정은 불보다도 뜨겁지만 체력이 그에 못따라오기에 그 성격으로 그 열정으로 나온다. 어느 여름, 다시는 오지 않을 그들의 이야기는 누구나 있었던 바보같은 모습들 뿐이다. 물론 일차원적으로 이 ..
[天国まで百マイル] 天國までの百マイル (朝日文庫) (文庫) - 淺田 次郞/朝日新聞社 대학 때 한창 빠졌던 아사다 지로. 현실감 넘치는 글보다는 현실 속에서 그래도 우리가 찾고 싶은 따뜻함을 보여주는 글이 많다. 이건 소설일 뿐이라고 느끼면서도 그의 힘있는 필체와 스토리 전개에 압도당해 눈물을 글썽거리곤 했다.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이 책은 한국어 번역본으로 대학 때 읽은 적이 있다. 일본문고판으로 내가 보유한 지도 사실 몇 년. 올해는 묵은 책 읽기의 해인가 보다. 문장은 역시 쉽게 읽히지만 낯선 한자들이 많아서 살짝 살짝 막히긴 했다. 그래도 그거 몰라도 스토리 전개에는 지장이 없었기에 쿨하게 패스. 한글로 읽었을 때보다 남자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었다. 야스오 남자다운 남자였다. 극과 극을 을 아는 남자. 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