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해석 -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이환 옮김/돋을새김 |
현대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에 있어서 프로이트라는 존재가 가지는 상징성은 엄청나다. 그의 이론이 맞든 아니든 간에 그가 가지는 영향력, 즉 일반인들에게 가지는 설득력은 딱히 맞짱뜰만한 학자가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텔레비전에서도 프로이트가 어쩌니 하는 전문가들의 말이 자주 나오고 그 권위에 우리도 고개를 끄덕인다.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많이 들어본 책이다. 이름만 들어본 책을 읽어본 책으로 바꾸어서 교양을 좀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집어든 꿈의 해석. 한마디로 재미없다. 앞부분에 꿈의 해석에 관한 정리를 하는 부분과 실질적인 사례로 꿈의 특성을 정리하는 내용은 그런대로 읽을만했다. 좀 억지스러운 해석도 있기는 했지만 납득이 가기도 했다. 그래도 재미는 없었다. 특별히 흥미를 끌만한 해석도 아니었거니와 획기적인 내용도 아니고 자의적인 내용도 있었다. 꿈의 해석이 그렇게 의미를 가지는 건 그의 해석이 별스러워서라기보다 책의 서두에서 말하듯이 꿈에 관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 의미를 학문적으로 파악한 저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역시 누가 먼저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후반부로 가면 학문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는데 거기는 정말 안읽혀서 억지로 글자만 읽었더니 읽어도 읽은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재미있는 건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내 꿈이나 혹은 남의 꿈 이야기를 현실에 기반해서 해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주말에 꿈에 토막살인된 사체를 가방에 넣고 지하철을 탔었다. 그걸 버리고 싶은데 버릴 장소가 없어서 결국 내려야할 역까지 오고말았다는 내용이었다. 프로이트의 책을 읽고 난 내 식의 해석은 회사에서 처리해야할 문제가 있는데 계속 미뤄두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있었던 것이 그런 식으로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꿈을 단순한 예지나 상징이 아니라 심리 상태의 반영이고 그래서 그 사람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는 그런 사상의 기초를 배웠다는 점에서 책을 읽은 게 허튼 짓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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