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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공간의 요정]

DAUM 책에서 책시사회에 당첨된 책입니다. 베베로즈 사태 이후로 이런 꼭 명확히 표시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제 돈으로 산 책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책은 서서보지 딱히 사보진 않습니다만, 어른동화같은 책이고 다 읽고 나서도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의미는 있는 책이라 누가 사는 걸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암튼 책 후기 들어갑니다. 여기서부터는 반말~

공간의 요정 - 8점
김한민 글.그림/세미콜론

공간의 요정. 요정하면 빨간머리 앤이 떠오른다. 앤이랑 다이애나가 요정 이야기를 하며 오솔길을을 산책하던 그 모습. 나는 그 만화(책이지만, 개인적으로 TV만화가 더 친숙)를 볼 때 이미 요정, 산타할아버지 이런 건 안믿는 나이었지만 앤의 확신에 찬 설명을 들으면 요정이 있는걸까 하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하게 되었다.

요정은 잊고 있었다. 요정말고 신경쓸게 얼마나 많은데 말이야. 너무 오랜만에 요정이라는 단어를 듣는다. 게다가 내가 아는 예쁜 날개달리고 반짝이고 막 그런 아이들과 다는 벌레같이 생긴 요정들이 나왔다. 이게 요정이야? 왠지 요정도 리얼리티 속으로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공간의 요정은 요정과 인간 사이에서 난 어린이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요정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주인공은 요정을 이미 믿고 있으므로 믿으라는 얘기도 하지 않고 당신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이랬거든요. 지금은 요정을 본지 오래됐지만 예전엔 그랬지요 라고 얘기하니, 진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시지렁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성적 판단을 요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왠지 믿기도 그렇고, 안믿기도 그런 이야기같다.


요정은 공간에 예민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공간이 아니고서는 살아갈 수도 없고 기분을 생산하지도 못한다. 사람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 내가 사랑하는 공간에 있으면 좋은 기분이 생긴다.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기분은 아니겠지만 말이야. 그런 공간에서 얻는 에너지를 느끼기 위해 나는 여행을 하고 또 근사한 가게들을 찾아다니고 그런 것 같다. 그 공간에 있는 요정이 우리에게 그 기분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요정은 어디있을까? 우리는 요정을, 공간을, 기분을, 사람을 그렇게 조금씩 파괴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또 뻔한 어른동화같은 건가 하고 기대없이 만났는데, 발상이 독특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식상과는 거리가 멀어서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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