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선인장 - 원태연.아메바피쉬.이철원 지음/시루 |
다음 책 시사회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은 책이다. 나의 도서 취향은 상당히 올드하기 때문에 이벤트 도서나 누가 빌려주는 책이 아니면 신간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원태연 작가는 좀 손발이 오글거려서 나의 취향과는 다르지만 사람이 다양성을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신청했다. 책 앞부분의 작가의 말 부분이 있어서 읽었는데 10년 만에 내는 책이라고 한다. 그렇구나. 원래 시인이고 나는 시를 잘 읽어서 잘 몰랐는데 그동안 문학 쪽 일은 접고 작사가로,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원태연의 이름이라 예전 원태연의 시집같은 느낌일 줄 알았다. 근데 이 책은 원태연 혼자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글+그림+음악이 하나가 되는 미디어적인 장르였다. 이런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으로 보는 게 창작자들이 원하는 느낌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양이와 선인장 이야기. 동화같은 느낌도 들고 책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귀엽다. 음악은 한번 들어봐서 뭐라고 못하겠다. 사실 잘 기억나지 않아. QR코드로 들어가서 들을 수 있지만 책 꺼낼때마다 그렇게 하긴 귀찮잖아. 생각보다는 오글거리지 않아서 의외로 실망.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가 싶기도 하다.
나도 고등학교 때는 원태연의 시를 봤었다. 그때도 오글거리긴 했지만 그대로 사랑이란 이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대상으로 묘사하는 그의 글에는 어려운 시들보다 더 공감했었다. 이 책은 그 때 봤던 시의 느낌보다는 조금 침착하고 정제된 느낌이다. 감정이 달려가야할 부분에도 약간 가라앉히고 이야기해서 되려 조금 생각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약간은 달라진 듯한 모습에 실망이랄까? 원태연 작가는 그 나름의 색깔을 유지하는 게 더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의 개인적인 성향과는 사실 맞는 책은 아니지만 평소에 활자보다는 미디어에 친숙한 요즘 사람들에게 이런 책이라면 쉽게 만날 수 있다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