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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天国まで百マイル]

대학 때 한창 빠졌던 아사다 지로. 현실감 넘치는 글보다는 현실 속에서 그래도 우리가 찾고 싶은 따뜻함을 보여주는 글이 많다. 이건 소설일 뿐이라고 느끼면서도 그의 힘있는 필체와 스토리 전개에 압도당해 눈물을 글썽거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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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어 번역본으로 대학 때 읽은 적이 있다. 일본문고판으로 내가 보유한 지도 사실 몇 년. 올해는 묵은 책 읽기의 해인가 보다. 문장은 역시 쉽게 읽히지만 낯선 한자들이 많아서 살짝 살짝 막히긴 했다. 그래도 그거 몰라도 스토리 전개에는 지장이 없었기에 쿨하게 패스. 한글로 읽었을 때보다 남자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었다. 야스오 남자다운 남자였다. 극과 극을 을 아는 남자.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도 안다. 야스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지켜서 다시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엄마를 지키려는 마음, 환자를 지키려는 마음, 자식을 지키려는 마음. 순수하고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돈 얘기도 계속 나온다. 그런 마음을 위해 돈이 필요했던 것일 수도, 그것이 현대의 삶의 방법일 수도 있다.

야스오보다 눈에 띄었던 건 마리. 한글로 읽었을 때는 소다 선생님이 눈이 띄었는데, 이번에는 마리 밖에 눈에 안들어왔다. 마리의 사랑은 헌신적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뭐든지 하는 그녀. 그래서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는 모두 성공해서 그녀를 떠난다. 그녀를 떠나는 순간 그녀는 또 다른 행복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졌으니 나도 행복하다. 세상에 그런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소설 속 인물답다고 느끼면서도 그녀의 사랑이 눈물겹다.

조금은 신파조의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담겨있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현실 속의 판타지를 꿈꾼다. "이건 판타지가 아니야. 정말 중요한 거야,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생각해" 라고 말하는 듯 하다. 쉬운 필체, 속도 있는 문장, 그리고 개성넘치는 캐릭터. 전체 스토리는 신파같고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디테일 면에서는 굉장히 리얼해. 근데,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서 함부로 추천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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