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속물들 - 오현종 지음/뿔(웅진) |
멋진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속물은 거룩한 거라구!!!!!
나는 대학 다닐 때까지는 속물 아니려고 했었는데, 요새는 빨리 인정하는 것일까? 뭐 내가 좀 늦된 편이니까. 지금은 확실히 속물임을 인정하지만, 역시 편한 사람이 아니면 아닌 척~ 다 그런 거 아니겠냐며. 요새 이런 자조적 이야기들이 많이 공감을 얻는 것이 참 슬프다. 사실이며 진실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꿈꾸듯 헛바람이 좀 빵빵이 들어차야 행복했던 젊은 시절이라는 추억이 남는데, 치열한 사회의 모습을 너무 빨리 깨쳐버린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요새는 10대 아이들도 욕망과 현실에 솔직한데 20대에 이러지 않으면 뒤쳐지는 거겠다. 그래도 자신의 현실에 아파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며, 결론적으로 꿈을 위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아직은 놓치고 싶은 않은 그런 20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사람도 있어야되겠지.
나도 20대 초반이 그랬던 것처럼 뭔가 다 정해져있고 삶의 방향이 보일 것 같은 30대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쳇, 인생이란 그리 만만한 게 아니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정해진 건 없을 거고 이미 내가 정해버린 것들 때문에 도리어 상처만 더 깊어지는 듯하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기에 고만한 나이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앞으로도 그 정도의 고민과 걱정은 친구처럼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가끔 버겹다.
인터넷 연재를 했던 글이라 역시 호흡이 짧고, 이야기 자체도 소설이라기보다는 다큐라 금방 읽힌다. 1시간 반이면 충분. 20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과 20대 자녀를 두신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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