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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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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카지노 - 아사다 지로 지음, 구보 요시테루 사진, 이선희 옮김/이레 잘 노는 것의 가치는 현대 사회에 와서 그래도 많이 인정받는다. 휴가도 우리 아버지 세대보다는 많이 쓰고, 주말에 뭐하고 잘 놀았냐가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복불복의 휴일을 가지며(진정 휴일은 국가가 합법적으로 보장해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고작 3,4일 차이지만 업무 효율이 다르다. 전경련 따위에서 계산하는 휴일이 가져오는 경제적 손실은 암묵적 가치를 계산에 넣지 않은 가짜다), 여름 휴가도 길어야 일주일이다. 뭐 물론 길게 쓸 수 있는 곳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년에 한달 정도 쉬는 건 막가자는 거라는 게 보통의 인식.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 주말에도 회사에 나오라고도 안하는데 잠깐씩 나오고 하는 나..
[먼 북소리] 먼 북소리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문학사상사 글쓰기 아마추어들의 인생사 이야기만 과도하게 읽다가 정말 너무 오랜만에 읽은 full time 작가의 책. 그의 전공인 소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질이 좋은 건 어디서나 드러난다. 고급 천연 설탕과 고급 프랑스 밀가루와 고급 천연 유기농 버터로 만들어 정말 화덕에 넣고 구워낸 풍미 가득한 빵같은 글의 연속. 그래, 글이란 이런 거였어 라고 새삼 깨닫는다. 정신적 만족을 가져오는 건 이런 사람의 글이다. 물론 인생사 이야기도 배울 점은 있지만 감성의 충족을 채워주기 보다는 세상살이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거라 다른 분야의 문제. 지하철에서 혼자 킥킥대면서 읽어서, 주위의 시선이 느껴졌으나,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순 없었다. 특히 이탈리아 부분은 ..
[존재의 무: 자유를 향한 실존적 탐색] 존재와 무 - 변광배 지음/살림 스터디 발표할 부분을 읽어보다가 50년대 영향력있는 철학으로 소개된 샤르트르의 실존주의. 아, 철학이란 무엇인가? 일단 '실존'이라는 말부터 너무 어려웠다. 그냥 그런 게 있어나보다 하고 넘어갈까하다가 요새 자주 애용하고 있는 모교의 ebook서비스를 한번 이용하여 철학 개론서 한권 읽었다. 컴퓨터로 책보는 건 아직 낯설긴 하지만, 일없을 때 웹서핑하는 것보다는 이거 더 나은 거겠지? 처음에 저자가 샤르트르랑 변광태 두분이 써있어서 역자를 저자로 잘못 표시한 것이 아닌가 했었다. 시대를 뛰어넘어 공저라면 공저랄까? 샤르트르의 철학을 그의 삶과 문학, 원저인 [존재의 무]의 이론 소개로 잘 엮어져있다. 일단 샤르트르의 인생사와 행동, 말을 통해 그의 철학적 기반에 대한 인식..
[여학생이면 꼭 배워야 할 힐러리 파워] 여학생이면 꼭 배워야 할 힐러리 파워 - 데니스 에이브람스 지음, 정경옥 옮김/명진출판사 힐러리에 대해서는 그냥 누구처럼 남편 잘 둬서 영부인이 된 게 아니라, 스스로 영부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정치인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대단하긴 대단하다는 말을 안 할 수 없는 그녀. 게다가 오바마 정부에서 한 자리 꿰차는 거 보고 박근혜씨와 완전 비교됐음. 세상돌아가는 데 별 관심이 없는 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바마와 힐러리의 대결, 그리고 그 화합의 모습은, 저런게 민주주의구나 싶었어. 내가 가진 힐러리의 인상은 밝게 웃는 모습 속에 숨겨진 고집과 번뜩이는 눈빛. 별의별 일 다 겪으면서도 굳건한 걸 보면 대단하다 싶다. 완벽한 삶을 산 건 아니지만, 할 수 없는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그녀를 이룬 것은..
[로마제국을 가다] 로마제국을 가다 - 최정동 지음/한길사기대보다 꽤 재밌었음. 책 표지도 그렇고, 두께도 그렇고 '나는 따분하지만, 배울 건 많은 책이지롱' 하는 첫 인상. 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면 읽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덤볐으나, 사실 그런 의지는 필요없었던 책이다. 로마라는 테마로 여행한 저자의 여행기였다. 중학교 때 신들의 이름에 기겁해하며 겨우겨우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다시 읽고 싶어졌을만큼 로마의 역사와 신화를 재밌게 술술 읽히게 풀어냈다. 1/3쯤 읽었을 때 의외로 재밌잖아 라며 당황. 저자의 여행을 따라가며 저자가 들려주는 로마 이야기는, 뭐랄까....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나 왕년에 잘나갈 때 이러이러했지, 그 때는 어디도 갔었고, 거기는 원래 뭐하는 데였고 이런 식의 이야기 풀이. 보통의 사람들이 ..
[육일약국 갑시다] 육일약국 갑시다 - 김성오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요새 이런 류의 책을 과하게 읽고 있다. 한번쯤 읽고 싶었던 책이긴 했는데, 무려 2년쯤 전부터 집에 있었단다. 얼마 전에 책장 정리하다가 발견했음. 나만 몰랐던 거야??? 내용은 다른 류의 성공 스토리와 많이 다르진 않았다. '개선점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고, 사람에 집중하고, 베푸는 마음을 가지라'로 요약할 수 있다. 안다면 다 아는 얘기지만, 인간은 나약한 존재인지라 내 안의 악마에게 번번히 패하고 만다.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이 적나보다. 요새 읽는 성공 스토리 및 자기 계발서는 읽으면 읽을수록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렇게보면 성공의 방법이란 참 단순하다. 저자의 비법(?) 중 내가 제일 부족한 것-다른 것도 많이 배워야하긴 하지만-은 사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 이종선 지음/갤리온 자기계발서의 일종으로 봐야할 거 같은 책. 약간 수필적 형식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메인이기는 하지만, 사실적 사항을 정리하는 부분에 가면 명확히 의도를 드러내 보인다. 내 느낌에 성철 스님의 책같은 필로 쓰려고 한 듯하기도 하고.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진취적인 그런 리더라기보다는 도움이 되고 배려가 있어서 가슴으로 따르게 되는 리더가 되는 팁들을 전달하고 있다. 옛날에 행정학 공부할 때 나온 리더십 분류 중에 이런 거 있었는데, 음.. 기억이 안나는군. 글에는 공감할만한 것도 있고 아니다 싶은 것도 있었지만, 저자의 노력이 돋보여서 긍정적 평가를 주고 싶다. 다양한 사례는 개인적인 것도 있었고, 문학 작품의 한 구절, 옛날 이야기..
[고독의 발명] 고독의 발명 -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열린책들 유명 작가 작품인데, 내 왜 첨 읽냐? 나의 무식이란 언제쯤 개선될 것인가? 감성적 이야기를 이성적 감수성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어떤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순간의 감상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혼자 중얼거리는 듯한 어투로 풀어가며 아버지에 대한 기억, 그 존재, 그로 인한 자기의 감성. 부모라기보다는 냉랭한 하숙집 아저씨같은 그로 인해 받은 상처, 어린 시절의 아픔. 근데, 나도 애를 낳으면 이 정도로 메가급은 아니어도 세미메가급의 무관심과 자기 위주의 인생 살이로 부모됨을 제대로 못할 것 같은 성향이 농후한 인간인지라, 비난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작가의 글에서도 비난이라기도 보다는 내게 이러한 아버지라는 존재의 기록을 남기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