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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황제펭귄과 함께한 300일]황제펭귄이 알려주는 삶의 소중한 메시지

황제펭귄과 함께한 300일 - 8점
송인혁.은유 지음/미래의창

 

나에게 펭귄은 다리짧고 뒤뚱거리는, 그리고 많이 추운데 사는 귀여운 생명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동물원에서 몇번 그렇게 스쳐지나간 동물 혹은 귀여운 모습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펭귄은 그런 모습일 것이다. 그만큼 펭귄은 우리에겐 낯선 동물이다. 펭귄의 종류가 많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황제"라는 아주 고져스한 이름이 붙은 종류가 있다는 건 "남극의 눈물"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였다. 아무리 남극이라도 사계절이 있는데, 그나마 따뜻한 여름도 아니고 겨울만 되면 남극에 와서 짝짓기를 하고 번식을 하니, 크고 느리지만 귀여운 아이들. 그렇게 펭귄은 또 다른 이미지를 하나 만들었다.

 

이 책은 그 황제펭귄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어떤 삶이나 한 생명체는 태어나고 자라고 사랑하고 죽는다. 사람의 인생은 그 과정이 조금 길 뿐이지, 별반 다르지 않다. 황제펭귄의 300일을 조분조분 이야기하며 생과 사, 헌신과 사랑, 희생과 봉사 등 인간 생의 많은 것들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왜 그렇게 추운 땅에서 알을 낳는지, 또 그 추운 땅에서 어떻게 버텨가고 살아가는지 말한다. 나는 분명 황제펭귄의 이야기를 듣는데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단지 이야기만이 아니라, 책 전체에 담긴 황제펭귄의 귀여운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갓태어난 새끼펭귄의 보송한 모습부터, 어미를 잃어 죽어버린 녀석, 새끼를 부화시키려고 아둥바둥 버티며 몸이 반토박이 되도록 홀쭉해져버린 아빠펭귄, 식량을 구하러 먼길을 다녀온 엄마 펭귄까지. 그 모습이 담겨잇는 사진은 요즘 유행하는 어떤 감성사진보다 감성적이고 아름답다. 요즘 우리 세대는 약해빠진, 고생을 모르는 세대라고 한다. 우리가 그런건지 시대가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춥지만 순수한 땅에서 삶을 지키고 유지하고 또 계속 이어가려는 황제펭귄의 모습이 우리에게 뭔가 말을 한다. 아마 사람마다 다 다른 메시지를 듣겠지만, 내가 지금 필요한 메시지는 분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