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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クジラの彼]

クジラの彼 (角川文庫 あ 48-4) (文庫) - 10점
有川 浩/角川書店(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일주일 간 나를 즐겁게 해 줬던 귀여운 연애소설, クジラの彼. 어제는 지하철에서 서서 너무 집중해서 읽느라 옆사람을 내가 밀고 있다는 것을 몰라서 지적받았다. 연애의 그 간질간질한 순간, 가끔은 손발이 오그라들만한 감정, 상대방의 행동 하나에 휘둘리는 그 순간이 그대로 느껴졌다. 중학교 때 하이틴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끔은 이런 연애 이야기도 좋구나 싶다. 너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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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들은 한 명, 혹은 둘다 자위대의 군인. 우리나라에서는 주위에 군대를 경험한 사람이 늘상 존재하고 군대의 문화나 그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직접 경험한 남자들은 물론, 그 남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여자들도 이해가 높다. 만나는 것도 당연히 쉽지 않고 연락하는 것도 그리 간단치 않은 군대라는 곳. 우리나라 작가들이 이 정도의 이야기를 썼다면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흔한 소재이지만-유행가도 엄청 많지 않은가?-,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이라는 나라에서는 독특한 소재일 것이다. 더구나 평화헌법에 의해 군대가 아닌 자위대(나는 군대라고 생각하지만, 암튼)가 있고 단지 일부의 특수한 사람들만 경험하는 현실에서 그 사람들의 사랑, 결혼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는 연인, 가족의 이야기라 일본소설같다는 생각이 별로 안들었다. 되려 20대 초반에 들은 친구들의 군대간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기도 했다.

기다리는 사람의 일상, 불안감, 노력, 불만과 동시에 기다리게 하는 사람의 미안함, 불안감도 잘 그려졌다. 그러면서도 일도 사랑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인 정서(물론 우리도 실제로는 중요하게 여기지만 대중예술로 가면 사랑 밖에 난 몰라~ 정서가 원체 두드러진다), 그러면서도 연인을 위한 마음 때문에 불안해하는 심리가 디테일하게 묘사되어서 누군가의 연애편지를 훔쳐보는 것처럼 두근두근 간질간질 오글오글 했다.

아리카와의 현실적이면서 섬세하고 귀여운 묘사가 좋다. 사소한 이야기지만 본인에게는 나름대로 중대한 일에 대해 절친한 친구가 내 앞에서 하소연하듯이 털어놓는 듯한 이야기 전개에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한국사람들이 문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얻을 수 있는 무언가'는 약하지만 재미있다. 편한 친구같은 소설. 그녀의 다른 책들도 앞으로 더 많이 읽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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