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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르네 마그리트]

르네 마그리트 - 8점
수지 개블릭 지음, 천수원 옮김/시공사

마그리트의 그림을 잔뜩 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에 책을 샀는데 그림보다는 마그리트의 철학과 사상을 설명한 책이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마음에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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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는 어딘가 이상한 그림, 어울리지 않는 오브제의 조합으로 뭔가 알 수 없는 느낌이 나는 그림을 그린다. 그가 고르는 색깔, 각각의 소재는 뻔하게 아름다울 수 있는데, 그 묘한 조합이 왠지 불쾌하다. 미술사를 배울 때도 마그리트의 존재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초현실주의의 범주 안에 넣긴 하지만 그보다 다른 철학이 있다. 특히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는 미술사 책이나 특강을 들으면 꼭 나온다. 기표와 기의의 범주로 이해가 되다가도 그럼 도대체 무엇이 파이프가 인가 하면서 머릿 속이 혼돈으로 가득찬다. 마그리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사실 내가 느끼는 혼란이 아닐까 싶다.

현대 미술의 철학은 다다와 초현실주의에서 시작되었고 거의 완성되었다고도 한다. 보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무언가를 찾아내는 미술. 현대의 미술이 그림의 기술보다는 굉장히 관념적인 작품들을 많이 풀어낸다. 앤디 워홀도 팩토리에서 작품을 생산했다. 아이디어만으로 미술이 되고 예술이 되는 세상이다. 그 시작이 마그리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마그리트의 일생 순으로 그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들이 보이는 특징으로 분류하여 그가 가진 철학을 설명한다. 미술 관련 서적이 아니라 거의 철학 관련 서적을 읽는 기분이었다. 글을 읽어도 이해가 안되서 다시 읽고 다시 읽고. 다 읽고 난 지금도 뭔 얘기를 한 거냐 싶긴하다. 역시 어렵다. 그대로 마그리트의 철학과 주요 오브제에 대한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하나 쌓은 것 같다. 한번 더 읽긴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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