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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토니오 크뢰거.트리스탄.베니스에서의 죽음]

토니오 크뢰거.트리스탄.베니스에서의 죽음 - 8점
토마스 만 지음, 안삼환 외 옮김/민음사

토마스 만 단편선.

단편들은 짧은 글 속에서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작가의 특성이 어떤 면에서 효율적으로 드러나는 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나는 토마스만의 '마의 산'을 읽지 않았다. 도무지 읽은 게 없구만. 암튼, 이 책은 주인공들이 묘하게 닮아있고 같은 면에서 비뚤어져 있으면서도 균형을 오랜시간동안 잘 잡고 있다가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모습이 계속 아슬아슬했다. 균형을 잡기위한 바도 없이 정말 끝도 보이지 않는 기나긴 외줄을, 그것도 언제 바람이 불어올 지 모르는 강에 걸쳐진, 걷고 있는 걸 고개를 쳐들고 불안한 심정으로 보는 기분이었다. 그런 불균형이, 한편으론 한 가지 면에서 몹시 뛰어나서 생기는 것이어서 전에 미술관에서 보았던 기묘한 작품이 생각났다. 지나치게 강조된 신체의 한 부위와 지나치게 모자란 다른 부위들. 작품은 신체가 아니라 정신적 능력의 하나로 그것들이 나타난다. 또 하나 같이 애정결핍이라 강렬하게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 방식도 보통은 아닌지라 더 큰 상처로 들어온다. 그것이 비뚤어져 있음을 인정하기 보다 나름의 균형을 가지고 오랜 세월을 이어가는 모습 때문에 불안불안해서 가끔 같이 지쳐버리기도 했다.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가 자기 뿐만 아니라 남도 할퀴는 모습 때문에 결말에 달하면 도리어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인간이란 그렇게 다 비뚤어져있는 것일까? 문장이 길어서 역시 좀 집중력을 끝까지 발휘하느라 약간 힘듦.

 

--왠지 연상되는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봤는데 작가님의 이름을 모르겠군. 꽤 유명하신 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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