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수다의 시간

[드라큘라]

드라큘라 - 10점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이러저러한 이유로 손에 잡은 지는 오래되었으나 진도가 안가갔던 소설. 재미있었는데 이상하게 그랬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 이어 원조 흡혈귀 드라큘라까지. 나의 독서취향이란 ㅋ.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깊은 인간성찰이랄까 철학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드라큘라는 선악의 대결이 명확해서 읽기 편했다. 올해 들어 돈키호테도 그렇고 원작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존재가 현실감있게 다가온다고 할까. 그동안은 대중적 이미지+알 수 없는 스토리+내 상상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있었다면, 원작을 읽으면 확실한 구성과 이야기 속에서 이런 이미지들이 탄생되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다.

좀 뜬금없지만 책을 다 읽고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드라큘라를 유혹할만한 멋진 여성이 되고 싶다는 것. 외모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완벽한 여성, 많은 남자들의 추앙을 받는 여성만 드라큘라는 찾더군. 그런 면에서 흡혈 행위 혹은 수혈 행위에서 에로틱한 느낌도 낫고. 키스 장면하나 섹슈얼하게 묘사되지 않았지만 뭔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드라큘라가 무는 건 목이잖아.

드라큘라의 순진한 구석도 신선했다. 살아있을 때부터 대단한 자였고 오랜 세월을 통해 경험을 쌓아왔지만 발상이나 하는 짓은 좀 귀여운 구석도. 어설픈 악당의 느낌이 난다. 책에서는 절대악인 것처럼 계속 강조했지만 드라큘라의 일기는 책에 없었으니까 반대편의 이야기만 듣고 사람(사람은 아니지만)을 판단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 드라큘라의 일기도 실렸거나 혹은 드라큘라 일기 버전이 있으면 전혀 다른 시각으로 드라큘라를 만날 수 있을 거 같다. 그래도 뱀파이어가 훨 섹시하다. ㅋㅋㅋㅋ

'책과 수다의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성과 감정]  (0) 2011.01.26
[다섯째 아이]  (0) 2011.01.04
[바보존]  (0) 2010.12.26
[여행자의 유혹]  (0) 2010.12.03
[헤르메스의 기둥]  (0) 2010.11.29
[자살가게]  (0) 201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