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민음사 |
한번이라도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소스들이 많다. 연애 이야기는 아니고 정말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정체성을 고민을 해야할 시기라고 배운 사춘기가 아니라 다 큰 어른, 아니 겉으로만 다 큰 어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체성의 고민은 혼자하는 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스스로가 규정되는 것이니, 가장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자발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관계인 사랑 조금 넓혀 우정 정도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하는 거의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혈연이나 비지니스 관계에서 나타나는 나도 또 다른 모습이고 그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나랄까 나다운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관계는 그런 관계는 아닌 것 같다. 처음에는 샹탈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내가 여자다보니 아무래도 여자 주인공에 감정 이입하는 경향이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둘 모두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알았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곳은 홀로 서 있을 때인가, 누군가의 옆에 서 있을 때인가? 그런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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