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을 가다 - 최정동 지음/한길사 |
기대보다 꽤 재밌었음. 책 표지도 그렇고, 두께도 그렇고 '나는 따분하지만, 배울 건 많은 책이지롱' 하는 첫 인상. 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면 읽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덤볐으나, 사실 그런 의지는 필요없었던 책이다. 로마라는 테마로 여행한 저자의 여행기였다. 중학교 때 신들의 이름에 기겁해하며 겨우겨우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다시 읽고 싶어졌을만큼 로마의 역사와 신화를 재밌게 술술 읽히게 풀어냈다. 1/3쯤 읽었을 때 의외로 재밌잖아 라며 당황. 저자의 여행을 따라가며 저자가 들려주는 로마 이야기는, 뭐랄까....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나 왕년에 잘나갈 때 이러이러했지, 그 때는 어디도 갔었고, 거기는 원래 뭐하는 데였고 이런 식의 이야기 풀이. 보통의 사람들이 편하게 읽으면서도 로마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친절한 책. 뒤에 참고 서적 소개도 재밌었고. 로마 이외의 유적, 관계성이 좀 많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설명이나 감상들도 좀 있는 게 약간 거슬렸다. 나는 선택과 집중을 좋아하므로, 내가 썼다면 그런 데를 안 간거처럼 썼을 거 같다. 음식이나 이런 거는 되려 여행기 같아서 자연스러웠는데, 다른 유적은 왜 거슬릴까? 로마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가득하여, 모든 사실에 대한 해석을 로마와 너무 연결하려는 거도 좀 너무 끌어붙인다라는 생각. 진짜 옛날에 존재했던 제국이니까. 로마 이쪽은 미술에 대한 흥미를 가지면서 한번 공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정도 편안한 여행서를 인문서 삼아 시작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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