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발명 -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열린책들 |
유명 작가 작품인데, 내 왜 첨 읽냐? 나의 무식이란 언제쯤 개선될 것인가?
감성적 이야기를 이성적 감수성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어떤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순간의 감상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혼자 중얼거리는 듯한 어투로 풀어가며 아버지에 대한 기억, 그 존재, 그로 인한 자기의 감성. 부모라기보다는 냉랭한 하숙집 아저씨같은 그로 인해 받은 상처, 어린 시절의 아픔. 근데, 나도 애를 낳으면 이 정도로 메가급은 아니어도 세미메가급의 무관심과 자기 위주의 인생 살이로 부모됨을 제대로 못할 것 같은 성향이 농후한 인간인지라, 비난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작가의 글에서도 비난이라기도 보다는 내게 이러한 아버지라는 존재의 기록을 남기는 듯한 느낌이었고, 짜증스러운 느낌이 없지는 않았지만.
글이 진행되어 갈수록 행동의 원인이라 할만한 일련의 사건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현재로 돌아온다. 숙명과 우연. 그 속을 방황하며 내보여지는 감성, 사색, 이야기, 행동, 다른 이들, 그리고 나. 시작점이란 없는 것 같았다. 돌고 돌지만 그 방향 또한 일정치 않고 손에 잡히는 무엇도 없다.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이 아니라 읽는 내내 정신이 자꾸 도망가려는 걸 잡아 채느라 좀 고생했다. 심장이 아니라 머리로 읽어야 하는 작품이라 집중력을 좀 발휘해야하더라. 익숙치 않은 스타일이라 신선한 기분도 있긴 했지만 쉽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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