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때려치우고 세계를 품다 - 김성용 글 사진/21세기북스(북이십일) |
우리집 책장에 얼마나 꽂혀있었을까? 작년or재작년쯤 출판 이벤트 때 받은 건데 우리집 식구들은 다 봤는데 정작 나만 안봤다는... 올해 독서량의 현저한 저하로 하반기에는 일단 닥치는대로 읽어보자는 컨셉 하에 집에 있으나 안읽은 책들부터 섭렵 중. 어제 책장 둘러보니 꽤 많더라. 내가 사고 안 읽은 책-요거 절대 반성-, 동생이나 엄마가 산 책, 이벤트에서 받고 후기 안 쓴 책-ㅎㅎ 이제부터 그러지 않겠어요.- 등등. 그 중에서도 이 책을 제일 먼저 빼 든 것은 일단 제목이 딱 재미있어보이잖아. 네이밍의 힘이란 이런 것.
제목 그대로 저자의 여행기이며 성장일기의 일부. 요새 이런 류의 여행 책이 그렇듯 이야기 자체는 그리 특별날 것이 없었지만, 그대로 여행기라는 가진 매력을 충분히 담고 있는 책이었다. 특히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글이 좋더라는 것. 여행기는 여행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의 모임이라 특별한 글재주 없이 그냥 재미난 에피소드만 잔뜩 적혀있어서 혼자만 재밌어하고 마는 듯한 책도 적지 않다. 그런 것에 비한다면 저자는 전문가 급은 아니어도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이며, 꽤 충실한 문장을 잘 만들어서 씹히는 문장이 없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문장이 씹히면 정말 글읽는 걸 너무 힘들어해서, 아무리 재미난 이야기여도 허술한 문장으로 쓴 글이면 이거 책까지 낼 건 아니잖아 라며 울분을 토하곤 한다. 그렇다고 내 문장이 훌륭한 건 아니지만. 책을 낼 정도면 어느 정도는, 최소한 나 같은 일반인들에게 핀잔을 들을 문장은 아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번역서건, 학술서적이건 마찬가지.
부모돈으로 떠난 여행이라는 데 약점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안이한 여행은 아니었으며, 자기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여행 후에 책을 낼 정도의 열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행동력이 대단한 친구구나 싶었다. 나이도 비슷해보이는데, 이런 적극적 행동력은 역시 좀 탐난다. 나는 현실은 확 버리진 못하거든. 완전한 사고의 전환을 하기보다 현실 내에서 내가 행복해질 방안을 찾는 스탈인 거 같다. 취미를 계속 늘리거나 일 욕심을 내거나 하는 것처럼. 여행이라는 건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압축적으로 느끼고 넓은 이해력을 기르는 데 그만한 것이 있겠냐 싶다. 그래서 다들 여행을 꿈꾸는 것이겠지. 끝내주게 재미난 놀이 중의 하나니까. 그런 놀이를 일년이나 했다는 건 역시 부럽다. 그래도 지금 현실을 버리고 갈 정도로 여행이 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학생때처럼 와와 진짜 부럽다 정도는 아니다. 일단 나는 일을 재밌어하고 일상을 즐거워하니까. 여행이 미친듯이 목마를 때는 현실이 답답할 때였으며, 지금도 가고는 싶지만 그 정도는 아닌 걸보니 살만한가? ㅋㅋㅋ
그리고 궁금한 거. 글쓴이는 지금 뭐할까 싶어. 학교다니며 뭔가 다른 기획을 하고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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