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지 않는 스모선수 -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성귀수 옮김/열림원 |
스모선수가 살찌지 않는다니, 이 무슨 말인가? 게다가 책 표지까지 정좌를 하고 있는, 마치 도를 닦는 수도승의 모습이 생각난다. 스모 선수와는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작가는 프랑스 사람에 판매 장르까지 프랑스 소설에 들어간다. 도무지 '예상대로' 맞아떨어지는 게 없다.
책은 글씨도 큼직큼직 스토리 전개도 시원시원하다. 소설이라기보다는 동화같은 느낌도 든다. 준이라는 비뚤어지기만 해보이는 소년이 스모를 만나며 발전해가는 성장소설인 동시에, 철학소설이기도 하다.
준은 스모선수여도 좋고 아니어도 좋았다. 그 안에 있는 '떡대'는 단순히 떡대만은 아니었다. 그가 진짜 떡대가 되면서 그가 가진 상처도 쇼민주가 가진 상처도 어머니가 가진 상처도 조금씩 아물어간다. 준이 상처를 받은 것도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에게 상처를 준 것도 어떤 의도가 아닌,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실제로 우리가 상처를 주고 받는 건 그러하고자하는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경우보다 이렇게 자연스러게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마음을 닫고 모든 것을 그저 덮으려하기보다는 상처를 내놓고 적극적으로 치유해서 무엇보다 진짜 나를 만나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말한다.
어렵게 쓰기보다는 담겨진 의미를 담백하고 우화같은 분위기로 풀어써서 쉽게 읽히면서도 나는 내안의 '떡대'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이 리뷰는 다음 책시사회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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