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인의 징표 - 브래드 멜처 지음, 박산호 옮김/다산책방 |
이 책을 받아들면 누구나 '두껍다'라는 생각을 처음할 것 같다. 이 정도 두께면 1,2편으로 나눠서 내는 게 보통일텐데, 이 출판사 돈 벌 생각이 별로 없나 싶었다. 가격도 두께에 비해 저렴했고. 부담스러운 두께의 책을 들고 읽다 지치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다만, 그건 기우. 영화 못지 않은 추격과 추리들이 빠르고 탄탄하게 전개되서 주인공들의 흐름을 쫓느라 정신없이 몰두했다.
카인과 아벨, 슈퍼맨의 원작자들의 작은 흔적과 미스테리를 교묘하고 섬세하게 엮어서 만들어낸 이야기는 진짜 아니냐 싶고, 픽션이라는 말이 되려 의심스러워진다. 스토리를 쓰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쓰긴 그렇지만, 여튼 재밌다. 우리 소설은 감성적인 게 많다면, 물론 김진명씨 같은 분도 계시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많이 번역되는 미국 소설들은 이런 추리 소설류가 많은 것 같다. 그쪽 방향을 많이 안 읽어서 피상적인 추측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재밌게 잘 쓰긴 잘 쓴다. 문장이 바로 화면으로 구성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요새 독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글인 것 같다. 좀만 성공한다면 영화화되지 않을까 싶어. 당장 시나리오로 해도 크게 문제될 것 없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