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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수다의 시간

[백년 동안의 고독]

백년 동안의 고독 - 8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문학사상사

다 읽었는데도 읽은 것 같지 않은 이 기분은 화장실에서 중간에 나온 것 같은 그럼 느낌과 흡사.

 

한 가문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긴 한데 이거 누구하나 '정상'적인 사람이 없고,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지거나 잘못 박히거나 비뚤게 돌려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백년을 사는 누군가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사람, 하늘로 날아가버린 그녀. 그 세상에 일어나는 일도 모두 비뚤러져 있고, 그걸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나름의 삶의 해법을 도무지 굽히지 않는 인간 군상들. 인물도 너무 많고 가족관계로 복잡하고 이름도 반복되서 읽은 중간에, 얘가 누구였더라를 한 천번쯤 고민했다. 과장 아님. 도표가 실려있긴 했으나 음.... 복잡시러라. 근데 이 묘한 세계, 아름답지도 않고 이상하기만 한데 매력적이다. 집시들이 가져오는 물건, 인물들이 하는 쓰잘데기 없는 연구와 고찰. 도무지 쓸모는 없으나 신기하다. 책 소개 등에 '마술적 리얼리즘' 이런 말이 들어있었는데, 딱 그대로인 듯. 이상하긴 한데 왠지 이런 마을이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남미에 가면 마콘도가 있을 거 같고, 우르슬라와 아우레리아노 들과 호세 아르카디오, 레메디우스가 이 모습 그대로 살 거 같은 이 느낌. 겉은 꼬여있지만 진실은 우리 사는 세계의 것보다 더 진실하다.

 

그나저나 한 세번은 더 읽어야 좀 알 것 같다. 페이지도 많은 데 다시 리뷰가 언제쯤 업뎃될 지 원.

 

그래도 노벨상은 아무나 받은 것이 아니구나를 확실히 깨닫게 해준 작품. 문학성+참신성이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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