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수다의 시간

[YES24블로그축제][롤리타]

롤리타 - 8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민음사

롤리타 컴플렉스라는 말은 요즘은 연예기사에서 가끔 보였던 것 같다. 소녀시대와 원걸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걸그룹 전성시대를 만들어가는 초창기 무렵, 대세는 걸그룹이라며 맨 끝에 한두줄 정도로 남성들의 롤리타컴플렉스를 자극하는 것이냐는 그런 기사의 한줄에서. 올해의 독서 계획은 고전 많이 읽기인만큼 이 책도 그 일환의 하나로 구매했지만, 롤리타가 도대체 어떤 것이기에 그런 현상의 하나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을까라는 궁금증도 그 원인의 하나였다.

현재 읽어도 상당한 충격과 센세이션. 나, 나름 다양성을 인정하며 사람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정당성은 아니어도 타당성을 보려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믿고 싶은데, 글쎄 그 타당성이라는 걸 어디까지 수용해야할 것인가의 의문에 든다. 연애소설이고 험버트씨의 마음은 그래, 첫사랑에 목메다는 어린 소년과 같다. 두근거리고 욕망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롤리타의 비유를 맞추고자 최선을 다하고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감탄하고, 그녀를 놓칠까봐 불안해 미치겠는 그의 심리상태가 너무 잘 드러나 있다.

근데 상대는 12살 여자아이이고 험버트씨는 중년의 아저씨, 심지어 엄마의 남편이라는 거지. 이런 사건에 뉴스나 신문에 나왔다고 하면, 나는 비난을 할 것이 뻔하며 이런 식의 성범죄를 어떻게 예방해야할 것인가라는 대안 찾기에 열혈 지지를 보낼 것이다. 나... 약간 설득 당해서 그를 비난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도덕이란 게 무엇이고 사랑이란 게 무엇일까. 물론 롤리타의 어린시절을 앗아갔다는 건 비난하지만, 뭔가 맹비난이 안되서 스스로 내면적 혼란에 빠져있다. 이런 인간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혼란스러워하는 내가 지금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선 대단한 소설이긴 한 것 같지만, 정상적인 도덕관념을 가진 사람은 상당한 거부감을 가질만한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충격적이야. 근데, 문장이나 심리묘사는 대단한데... 한쪽 입장만에 설 수 없다.